홍길동전,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소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은 조선 중기 광해군 때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허균이 지은 소설로, 부패한 사회를 개혁해 새로운 세상을 이루고자 했던 허균의 혁명적인 사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홍길동전》의 주인공인 홍길동은 양반 가문의 서얼로 태어나, 신분 차별과 억압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러나 홍길동은 이러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용기를 발휘하여 새로운 세상을 개척합니다.
내용
조선의 세종대왕이 즉위한 지 15년째 되는 해에, 판서 벼슬을 하는 양반 홍문과 노비 출신의 첩 춘섬 사이에서 홍길동이 태어납니다. 길동은 비범함이 남달라 영웅호걸이 될 만한 아이였으나 천한 종의 몸에서 태어났기에 벼슬길에 오를 수 없는 신분이었습니다.
어느덧 여덟 살이 된 길동은 모두에게 칭찬 받는 아이였으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를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친척들과 종들마저 길동을 보고 종의 몸에서 난 천한 아이라고 하니 길동은 그것이 너무나도 원통할 뿐이었습니다.
길동은 사내로 태어나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도 없는 자신의 신세를 명확히 인식하고, 어차피 병조판서 벼슬을 받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집을 나가 산속으로 들어가 세상의 명예나 수치를 잊고 살 결심을 합니다.
이후 홍길동은 도적 떼의 소굴을 발견하고, 시험에 통과하여 도적 떼의 우두머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후 팔도를 다니며 못된 벼슬아치들이 힘없는 백성에게서 빼앗은 재물을 훔쳐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돌려주고, 선량한 백성의 재물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으며 자신의 무리를 '활빈당'이라 칭합니다.
등장인물
홍길동
탐관오리의 횡포와 못된 양반들의 등쌀에 지친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희망을 안겨 준 인물로, 영웅호걸의 기상을 지녔으며 일찍이 무예와 도술을 익혀 조선 팔도에서는 당할 자가 없습니다. 서얼로 태어난 신분의 한계 때문에 뜻을 펼 수 없는 것을 한탄하지만 결국에는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용기와 지혜를 가르쳐 주는 인물입니다.
홍문
홍길동의 아버지로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벼슬이 이조판서에까지 이르렀으며 성격이 강직해 모두가 우러르는 인물입니다. 가문과 체통을 중시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양반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춘섬
홍길동의 어머니로 홍문의 첩이 되어 길동을 낳은 후 눈물과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는 전형적인 조선시대 여인상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이 작품에서 춘섬의 고통은 잘 나타나 있지 않지만 홍길동과 더불어 엄격했던 조선시대 신분 제도가 낳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길동전이 주는 메시지들
홍길동의 세상 뒤집기
<홍길동전>의 시대적 배경인 조선시대는 엄격한 신분제도로 인해 양반이 아니면 과거를 볼 수 없어 관직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신분에 따라 자식의 신분이 결정되었으며, 본부인에게서 태어난 아들을 적자, 어머니가 첩인 아들을 서얼이라 하며 이들은 차별 대우를 받았습니다.
양반가의 서얼로 태어난 홍길동은 부패한 사회에 도전하여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홍길동은 신출귀몰한 도술과 둔갑술로 부패한 양반과 탐관오리들을 혼내주어 백성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습니다.
홍길동의 저자인 허균은 양반 출신이었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애정을 보였고, 누구나 부족함 없이 잘 사는 평등한 세상을 꿈꿨습니다.
홍길동은 율도국을 세워 부정부패와 신분 차별이 없는 나라,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를 건설함으로써 백성들의 소망을 이루어 낸 영웅으로 평가됩니다.
허균, 새로운 세상을 꿈꾼 혁명가
허균은 정치를 하는 자들이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핍박을 하면 언젠가는 아래로부터 혁명이 일어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버리는 것은 하늘을 거역하는 일이라고 여기며, 서얼이라는 이유로 인재를 버리는 풍습을 못마땅히 여겨 《홍길동전》을 통해 이를 비판하였습니다.
광해군의 신임을 받았지만 조선 사회의 병폐를 정면으로 비판하다 처형당하고 맙니다.
맺음말
홍길동전은 한글로 쓰여 백성들에게 널리 읽힌 최초의 한글 소설입니다.
당시까지 소설은 백성들이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한문으로 되어 있어 차별이 존재했으나, 허균은 한글로 《홍길동전》을 지어 백성들도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홍길동전》은 후대 소설 창작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서민들에게 널리 읽히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판소리계 소설 등의 작품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참고문헌
정주동, 『홍길동전연구』(문호사,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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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패강·정진영, 『홍길동전』(시인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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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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